통통돼지에서 근육돼지로 : The key is fasting.
나는 어렸을때부터 통통한 돼지였다.
위가 크게 태어난 건지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어마어마 했는데 막 키가 자라던 시기에는 하루에 우유 1000미리씩을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오동통했고 4살위인 언니 옷을 같이 입을 만큼 남다른 덩치를 자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이 될 때까지 정식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해본적이 없다.
일단 강한 성격탓인지 대놓고 뚱뚱하다고 놀리는 아이들도 없었을 뿐더러 주변의 시선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수더분한 성격 탓도 있었다.
20대가 끝나갈 무렵까지 연애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다이어트는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나의 제일가는 취미였던 여행을 할 수 없게 되자 나는 새로운 취미를 찾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때 내가 접하게 된 것이 fasting 이였다.
2018년부터 유튜브 비디오를 통하여 홈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추천영상에 운동 및 다이어트 관련 비디오가 많이 뜨는 편이다. 그 중 fasting을 통해 많은 체중을 감량한 유명 유튜버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평소 근육이 있는 몸을 좋아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체중 감량을 통해 만들어낸 몸이 아니라 계속 운동을 해온 사람의 몸처럼 보였기 때문에 흥미가 느껴져 채널을 방문했고 거기서 fasting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몇 개의 비디오를 본 후 지금까지 귀가 아프도록 들어오던 것과는 전혀 다른 정보를 접하게 되어 호기심이 생겼다.
지금까지 나는 굶는 것은 건강에 정말 나쁘고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다 적은 양을 자주 먹어야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fasting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단식은 소화기관에 휴식시간을 줄 뿐만 아니라 신체가 가지고 있는 재생 능력도 활성화 시키는 좋은 방법이었던 것이다.
음식이 체내에 들어오면 인슐린 분비를 일으키는데 인슐린이 높을 경우 몸이 지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체지방을 태우기 위해서는 인슐린 분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단식을 할 경우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이 몸이 지방을 연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의사와 학자들이 fasting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고 직접 fasting을 경험한 사람들의 예시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것을 보고 나의 건강에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fasting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간헐적 단식으로 시작했다. 간헐적 단식의 경우 나에게는 크게 어렵지 않은 단식의 형태이다.
부모님 집에서 독립하고나서부터 아침은 거르기 시작했다. 점심의 경우 일이 너무 바빠 잘 챙겨 먹지 않고 퇴근 후 저녁만 먹는 날들이 많았는데 간헐적 단식의 경우 먹는 시간과 먹지 않는 시간을 분배하는 형태의 단식이라 평소의 나의 식사 패턴과 유사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이 진행 할수 있었다.
처음에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단식기간을 가지기 시작하자 평소보다 덜 피곤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식과 키토를 병행한다는 데 착안하여 탄수화물을 줄이며 간헐적 단식을 진행해보기로 했다. 탄수화물을 줄이고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니 뱃살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느껴지더니 복근 운동을 한 날에는 복근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복근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feeding time에 조금이라도 많이 먹게 되면 라인이 금새 사라졌다.
그래서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prolonged fasting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보통은 3일에서 10일 정도 진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5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평일에는 회사에 하루 종일 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유혹이 덜했고 주말에는 제한을 두지 않고 먹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Prolonged fasting은 쉽지 않았다. 2일에서 3일까지는 큰 문제가 없으나 3일차가 되자 입에서 이상한 맛이 나기 시작했고 에너지 레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침 운동시 점프 동작에서 높이 뛰어 오를 수 없었고 안전을 위해 가벼운 덤벨을 사용해야했다.
또한 길을 걸을때면 온갖 음식의 냄새가 콧속에 계속 머무는 느낌도 들었고 매일 아침 고통의 시간을 화장실에서 보내야했다. 하지만 3일차에서 포기하기엔 그동안 먹지 못한 모든 시간이 아까워 나를 계속 push 했고 월~금 5일의 prolonged fasting을 마칠 수 있게 되었다.
결과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생전 처음으로 나의 갈비뼈들과 인사할 수 있게 되었고 몸무게는 앞자리가 바뀌었다.
다리와 팔의 근육 라인도 도드라졌다.
결과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소와 같이 먹기 시작하자 감량했던 몸무게의 절반 정도가 돌아왔고 근육 라인들도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단식의 장,단점을 경험을 통해 잘 파악하게 되었고, 전, 후로 건강에 문제가 없었던 만큼
올해에는 더욱 체계적인 방법으로 단식에 도전하여 돼지를 탈피하고자 한다.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알게 된 것은 운동은 체중 감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운동은 건강과 체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지만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는 꼭 식이를 병행해야 한다.
체중을 감량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된만큼 지속 가능한 식단 및 운동 계획을 통해 목표 체중에 도달하고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내가 되었으면 한다.